나이가 쌓일수록 이런저런 질병 걱정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만성질환 중 노년기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이 바로 치매다. 실제, 중앙치매센터(2014년) 조사에서 우리나라 60~69세 노인의 43%가 가장 두려운 질환으로 ‘치매’를 꼽았고, 50~59세 장년층 역시 노년기에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으로 치매(40%)를 1위로 지목했다. 치매는 단순히 환자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가족, 사회, 국가 전체가 막대한 부담과 손실을 감내해야만 한다. 평균수명 80세를 훌쩍 넘기며 치매는 암을 능가하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털어져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사소한 일들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치매가 아닐까 걱정을 한다. 그러나 치매 초기 증상에도 보통 단순 건망증과 헷갈려 병원 검사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건망증은 보통 힌트를 주면 기억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본인 스스로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에 반해 치매는 힌트를 준다고 하더라도 기억을 해내지 못하며, 이는 기억 등록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또한 하나의 단일한 질환이 아니라 여러 질병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증상을 보인다. 기억이나 언어, 주의력 등이 낮아지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친다.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뇌혈관질환과 동반된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대부분 일반인이 쉽게 떠올리는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말하는데,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은 뇌에 아밀로이드베타라는 불필요한 단백질이 쌓이면서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을 주요한 원인으로 본다. 그 외에 뇌세포에 존재하는 타우단백질의 변형이나 여러 원인들이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치매 시작은 최근에 있었던 일을 잊어버리는 증상으로 시작된다. 사소한 것부터 점차 중요한 약속이나 가족 기념일 등 꼭 기억할 일들을 못 하게 된다. 중기로 가게 되면 공간지각능력도 함께 감퇴되어 익숙한 장소인데 길을 잃거나 돈 계산이 서툴러져 은행 일을 혼자 보지 못하는 등 모습도 나타난다. 후기 단계로 가면 오래된 기억까지 점차 상실하게 되어 가까운 지인을 알아보지 못하며 대소변을 잘 못 가리고 운동 기능도 털어져 결국 누워서 지내게 된다. 반복되는 기억력 감퇴로 내가 과연 병원에 가봐야 할까? 고민된다면 다음과 같은 증상을 확인해보기를 추천한다. ▲직업이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칠 정도의 기억력 상실 ▲언어 사용의 어려움 ▲시간과 장소를 혼동 ▲판단력이 저하돼 그릇된 판단을 자주 함 ▲익숙한 일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음 ▲돈 계산에 문제가 있음 ▲물건 간수를 잘 못함 ▲기분이나 행동에 변화 ▲성격의 변화 ▲자발성 감소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치매 예방을 위한 수칙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하는 3권(勸), 3금(禁), 3행(行)이 있다. 먼저 3권(勸)으로는 ▲일주일에 3번 이상 걷는 운동 ▲생선과 채소 골고루 섭취하는 식사 ▲부지런히 읽고 쓰는 독서를 권한다. 3금(禁)으로는 ▲술은 한 번에 3잔 이상 마시지 않기 ▲금연 ▲머리 다치지 않기가 있다. 3행(行)은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3가지의 정기적인 체크 ▲가족, 친구와 자주 연락하고 소통할 것 ▲매년 보건소에서 치매 조기검진 챙기기를 제시한다. 치매는 아직까지 완전히 이전 상태로 돌이키는 치료가 없고 악화를 지연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기 이전에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 시작을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최선이다. 또한 치매가 모두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니기 때문에 치료 가능한 치매인지를 확인 역시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기억력 장애가 있다면 병원 방문을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도움말 : 대림성모병원 신경과] 이경하 lgh0811@segye.com |